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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펠로톤

안장 위에서 한계를 마주할 때마다 에밀리 차펠은 그녀에게 영감을 주는 여성들을 떠올립니다. 그들이 자신의 곁에서 라이드하며 계속 페달을 밟아나가도록 채근하고 도전 의식을 북돋우며 격려한다고 상상합니다. 바로 그녀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입니다. 당신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은 누구인가요?

Rapha Emily Chappell - The Invisible Peloton

라파에서는 우먼스 100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하여 울트라 인듀어런스 사이클리스트이자 작가, 모두에게 라이드 영감을 주는 인물인 에밀리 차펠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자신이 활용하는 하나의 단순한 개념을 소개합니다.

저 혼자만 몽방투에서 인생을 바꾸는 경험을 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2015년 바람이 부는 어둑어둑한 저녁, 몽방투의 유명한 라디오 타워에 자전거를 기대어두었을 당시에는 지난 3시간 동안 머리를 스친 생각이 5년 후에도 여전히 저와 다른 이의 삶을 울리리라고는 알지 못했지요.

트랜스컨티넨탈 레이스를 시작한 지 3일째 되는 날, 1,000km를 달린 후 기진맥진한 상태로 산기슭에 도착했습니다. 이런 모습으로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산 중 한 곳을 오른다는 것은 솔직히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안을 생각해낼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어요. 라이드를 시작하며 눈물이 쏟아졌으나, 자전거로 산을 정복하고 기나긴 밤을 견뎌낼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친구인 한나가 이전에 처음으로 참가한 아이언맨 대회에서 톡톡히 활용한 전략을 본떠 프로방스의 거인으로 불리는 이 산맥을 2km 구간으로 잘게 나누어 접근하기로 했어요. 21km 업힐을 단번에 올라가는 건 부담이 되었지만 2km라면 해낼 것 같았어요. 구간이 바뀔 때마다 저에게 영감을 주는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그녀에게 이 클라임 라이드를 명하여 그녀의 힘을 빌리고자 했습니다.

몽방투의 거친 길을 간신히 올라가는 동안 섬뜩한 바람이 휘몰아쳤습니다. 프로방스 마을의 불빛이 아스라이 멀어지는 동안 정신을 겨우 붙잡으며 여성들을 한 명씩 생각해냈습니다. 점차 이들을 순간적인 영감이 아닌 라이드의 일부라는 것이 확연해졌습니다. 제가 포기하지 않도록 각자의 방식으로 저를 정상까지 이끌어준 존재였지요.

줄리아나 버링을 생각하자 지난달 처음으로 런던에서 출발하여 에든버러까지 함께 라이드하는 동안 느낀 유쾌함이 고스란히 다시 느껴졌습니다. 먼 거리를 너무도 즐겁게 라이드하고, 밤이 깊은 후에도 멈추지 않았으며 때로 수반되는 고통을 개의치 않는 여성을 만난 것은 처음이었어요. 이전까지는 저 혼자만 그런 사람이라 생각했지요.

“저에게 영감을 주는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그녀에게 이 클라임 라이드를 명하여 그녀의 힘을 빌리고자 했습니다.”

이어 사라 아우텐을 떠올리며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높은 열기와 역풍으로 고군분투하던 순간을 회상했습니다. 같은 코스를 일 년 전에 먼저 통과한 그녀가 종종 머릿속을 스치곤 했습니다. 그녀의 전략 중 하나는 자신이 알고 사랑하는 모든 이가 곁에 있다고 상상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이클리스트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카누 선수는 카누 노를 저으며, 또 다른 이들은 걷거나 달리면서요. 저의 상상은 조금 달랐을지 몰라도 방향은 동일했습니다. 어찌 됐든 타인의 존재로 힘든 순간을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견뎌낼 수 있었으니까요.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다정다감한 산악자전거 선수인 제니 그레이엄을 떠올렸습니다. 최근 직접 만나기도 한 제니와는 지도상의 작은 점으로 처음 조우했어요. 그녀는 산과 강을 무대로 자전거를 타고, 밀고, 짊어지며 하이랜드 트레일 500을 정복했습니다. 모두가 제니를 영웅이라 추켜세웠으나, 정작 그녀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습니다. 끔찍한 악천후를 이겨내고, 12시간 동안 고작 50km도 채 나아가지 못한 순간이 왕왕 찾아왔던 그녀의 레이스는 되려 탈영웅적으로 느껴졌으리라 감히 말해봅니다.

저 자신에게 여전히 경쟁하는 중임을 상기시켰습니다. 설령 자전거에서 내려 걷거나 얼마 가지 못해 멈추기를 반복할지라도 앞으로 나아간다면 레이스는 계속되는 거니까요. 얼마나 오래 걸릴지라도 정상을 오르고자 결심했습니다.

클라임의 마지막 헤어핀 구간에 접어들자 돌풍이 악령처럼 불어 닥쳤으며, 지칠 대로 지쳐 온몸이 떨려왔습니다. 그리고 남극을 향해 경사도 25%에 달하는 남극횡단산지를 자전거로 정복하며 고통을 감내한 마리아 레이제스탐을 떠올렸습니다. 쿠바부터 플로리다까지 165km를 수영한 다이애나 니아드도 잊을 순 없었지요. 대부분 사람은 도저히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지으며 포기했지만, 그녀는 64세의 나이로 다섯 번째 도전 끝에 성공하고야 맙니다.

정상 부근에서 잠시 눈을 붙인 뒤 일출과 함께 다운힐을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제가 해내길 바라며 트래커를 확인 중인 수십 명, 혹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혼자 쓸쓸히 잊힌 것 같았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펠로톤이 저에게 다가와 줬던 거예요. 제가 그들에게 다가갔던 것처럼요.

“나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이 보이기 시작했어!” 가파르게 치솟은 스코틀랜드의 벨라흐 나 바에서 펼쳐진 마지막 구간에서 동료 라이더를 따라잡으며 그녀에게 목이 메어 외쳤습니다. 1년 후, 저의 이러한 생각은 어느새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를 공유할 때마다 여성들은 각자 자전거를 타며 겪은 힘든 시간을 설명하고, 그 순간 자신들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줬습니다. 사라를 포함한 일부는 라이드 파트너가 자신의 곁에서 페달을 밟으며 바람을 막아준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이들은 말랄라 유사프자이, 마리 퀴리, 누르 인아얏 칸 등 사이클리스트가 아닌 동료나 친구, 할머니, 언니나 동생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많은 여성은 보이지 않는 펠로톤에 저를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또는 저를 생각해도 괜찮을지 물어오기도 했습니다.

“혼자 쓸쓸히 잊힌 것 같았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펠로톤이 저에게 다가와 줬던 거예요. 제가 그들에게 다가갔던 것처럼요.”

사이클링을 즐기는 여성을 더 많이 만날수록 저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은 새로운 형태로 훨훨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외톨이라 느끼며 라이드하던 5년 전은 벌써 아득하게 느껴집니다.

때로 저의 보이지 않는 펠로톤은 자전거를 타러 가자며 집 앞에서 저를 기다립니다. 제가 언제나 안장 위에서 한결 기분이 나아지는 걸 알고 있거든요.

때로 우리가 투르 드 프랑스의 초반에서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가 부드럽게 페달을 밟으며 넉살 좋게 근황을 주고받고 스스럼없이 대화에 참여하는 느낌을 받지요.

때로 보이지 않는 펠로톤은 경사도 18%의 코스를 힘겹게 오르는 저에게 도전장을 내밉니다. 저를 앞서가는 리키 코터나 아예사 맥고언을 따라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던 순간을 기억하게 하지요.

지금도 저는 주로 혼자서 라이드하곤 합니다. 하지만 고비를 겪는 순간, 언제나 저의 펠로톤이 나타나 든든한 힘이 되어 줍니다. 당신에게는 누가 보이지 않는 펠로톤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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